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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전시회

[세화미술관] 첫 소장품 특별전 : 미지의 걸작

by Exhibition_Tistory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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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시회를 다니며 기록을 남기고자

만들게 되었습니다.

 

전시회를 방문하기 전, 참고하셔도 좋고

못 가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시장 내 작품들은 모두 직접 찍었습니다.

*오디오가이드🎧 내용도 같이 올렸습니다.

 

 


 

 

 

 

 


 

 

🖼️

 

<디지털 월(Digital Wall), 2021>​

파브리지오 플레시(1940~)

Video installation (LED flat screen), Sound, 60*100cm

: 파브리지오 플레시는 이탈리아 출생으로, 작업 초기부터 물을 작업의 소재로 삼아 설치, 영화, 퍼포먼스,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품으로 구현해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디오는 작업의 핵심 매체로 이를 통해 허구와 실재,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디지털 월>의 기하학적인 스크린 구성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물의 활동성은 사실상 인공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그 경계와 제약조차 가늠할 수 없게끔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이처럼 작가는 자연적인 현상에 주목하기 위해 인공의 힘을 빌려야 하는 아이러니를 통해 임의로 결정된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물며 허상과 실재를 잇습니다.

 

 

<느낌으로 아는 것들, 2009>​

게르하르트 만츠(1950~)

Digital paint, Ink on canvas, 140*250cm

: 게르하르트 만츠는 독일 출생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를 작업에 적용하며 넷아트를 선도해왔습니다. <느낌으로 아는 것들>은 가상의 자연을 그래픽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작가는 지도상의 어떤 특정한 장소를 표상하기보다는 심리적 상태를 은유합니다. 실재의 공간 혹은 가상의 공간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어쩌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할 수도, 익숙한 것을 발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자연을 실재처럼 보이게 하는 작업 방식을 통해 작가는 실재와 허구의 세계를 가로지르며 그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담배 피우는 루스5, 2002>​

줄리언 오피(1958~)

Inkjet on canvas, 256.2*141.5cm

: 줄리언 오피는 영국 YBAs(Young British Artists)그룹 출신의 팝 아티스트입니다. 작가는 사진과 비디오 영상에서 얻은 이미지를 드로잉이나 컴퓨터 작업을 통해 검은색 선과 강렬한 색으로 단순화한 후, 이를 캔버스, LED, LCD, 조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팝아트로 선보입니다. <담배 피우는 루스 5>는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루스(Ruth)라는 실제 인물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을 절제된 표현으로 당당하고 경쾌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렇듯 작가는 실제 인물을 대상으로 하지만 인물의 구체적이고 특징적인 형태를 지우고 단순화함으로써 현대인의 익명성을 보여줍니다.

 

 

<나는 운전하는 꿈을 꾸었다(마을), 2002>​

줄리언 오피(1958~)

Inkjet on canvas, 141.5*256.2cm

: 줄리언 오피는 그의 대표작들의 주요 소재인 인물, 동물 등을 다루기 전인 1990년대부터 자연환경과 인공적 조형물의 극적 대비를 전달하는 미니멀한 풍경화를 그려왔습니다. <나는 운전하는 꿈을 꾸었다.(마을)>은 달리는 차 안에서 내다보이는 어느 마을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원근감을 배제하고 단조로운 색채와 선으로 평면성을 강조하여 생경한 풍경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작가를 대표하는 검은색 선과 강렬한 색이 배제된 이 작품은 또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정 장소를 재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세한 특징들은 모두 지운 채 풍경이라는 이미지만을 전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공간 개념(극장), 1966>

루치오 폰타나(1899~1968)

Vinyl paint on canvas and lacquered wood, 120*120cm

: 루치오 폰타나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동한 작가입니다. 작가는 초창기 아카데미즘의 영향을 받아 구상 조각을 시작하지만, 곧 1930년대에 등장한 아방가르드 미술 시류에 합류하여 추상성을 띄는 작품을 하게 됩니다. 이후 다양한 추상미술 실험을 통해 ‘공간 개념’을 구축하며 ‘공간주의 미술’의 창시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2차원의 캔버스를 칼로 찢어 안과 밖이 하나로 연결된 3차원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시간의 차원을 부여하여 4차원 공간으로 확장시켰습니다. <공간 개념(극장)>은 공간개념을 계속 발전시킨 말년의 연작 작업으로, 구멍 난 캔버스와 입체적 프레임 그리고 빛과 그림자를 통해 만들어진 원근법이 무대를 연상시킵니다.

 

 

<카슈(Kashi) 빙산, 2008>​

마크 퀸(1964~)

Oil on canvas, 169*265cm

: <카슈 빙산>은 하얗게 빛나는 얼음 위에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과 강렬한 생명력을 가진 붉은 꽃들이 조화와 대조를 이루며 삶과 죽음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진처럼 생생하지만 한 발짝 다가서 보면 회화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듯,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는 이미지를 통해 삶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노바야 제믈랴(Noraya Zemlya), 2009> ​

마크 퀸(1964~)

Oil on canvas, 170*255cm

: <노바야 제믈랴>의 ‘Noraya Zemlya’는 러시아 극지방의 ‘노바야 제믈랴(Новая Земля)’ 제도의 영문명으로, 이 지역은 과거 냉전 시대에 구소련에서 핵 실험을 진행했던 곳입니다. 마크 퀸은 추운 날씨와 방사능 오염으로 생명이 살기 어려운 이 장소를 하얗게 빛나는 얼음으로 묘사하고, 그 위에 따뜻한 기후에서만 살 수 있는 난 꽃과 토마토를 배치합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이미지는 결국 인간이 가진 생명에 대한 욕망이 만들어낸 부자연스러운 연출입니다. 화려한 이미지에 가려진 작품의 내막에는 생에 대한 집착의 순간과 유한한 삶의 현실이 동시에 담겨있습니다.

 

 

<베링 해의 바닥(Bed of the Baring Sea), 2009>

마크 퀸(1964~)

Hand-painted oil on canvas, 170*255cm

: 마크 퀸은 영국 ‘YBAs’의 대표적 작가입니다. 1991년 자신의 피를 동결시켜 두상을 만든 <셀프>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플라워 페인팅’ 연작의 세 작품에서는 사진 같은 회화를 통해 생명과 죽음에 천착해온 작가가 직시하는 유한한 삶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에는 꽃과 과일이 등장합니다. 꽃과 과일은 개화 시기와 익는 시기가 각각 달라 현실에선 공존 불가능하지만 작가는 이를 한 화면에 모아냅니다.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무제(문) / 무제, 1976>​

루이스 네벨슨(1899~1988)

Black painted wood, 243.8*137*10cm

: 루이스 네벨슨은 우크라이나 출생으로, 미국으로 이주하여 활동한 조각가입니다. 작가는 1923년 멕시코로 넘어가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제작 조수로 일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의 인디언 문명과 멕시코의 마야문명을 접하며 벽화의 세련된 기술과 거대한 규모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잭슨 폴록의 즉흥성과 큐비즘의 조형원리에서도 영향을 받은 작가는 1943년부터 뉴욕시에 버려져 있던 나무 조각들을 모아 아상블라주 작업을 시작합니다. 책상이나 의자 다리, 나무 상자와 같이 버려진 나무 조각들은 새로운 이미지가 됩니다. 또한 사회적 의견을 내포한 상징적 의미와 살아 숨 쉬는 소재로써 인간과 사물의 공감대로 재구성됩니다.

 

 

<꽃이 피어있는 눈(no.8), 1942-1944>

살바도르 달리(1904~1989)

Oil and tempera on canvas, 170*180cm

: 살바도르 달리는 스페인에서 출생한 초현실주의의 대가입니다. 작가는 무의식으로부터 얻은 환각적인 이미지를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변형하여 이해할 수 없는 문맥 속에 놓아 충돌과 부조화를 꾀하는 꿈이나 환상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꽃이 피어있는 눈(no.8)>은 1944년 안무가 레오니드 마신의 ‘광란의 트리스탄’ 발레 무대의 첫 장면을 위한 것으로,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토대로 제작되었습니다. 영원히 감기지 않을 기이한 눈은 녹슨 빨간색이 칠해진 금이 간 벽돌을 배경으로 두고 있어 불안감을 조성하는 동시에 ‘트리스탄’의 비극을 상기하게 합니다. 작가는 이를 '죽음 속 사랑이라는 영원한 신화에 기반한 편집증적 발레'라고 묘사한 바 있습니다.

달리는 이 발레 공연의 무대 디자인뿐만 아니라 의상 디자인에도 참여했으며, 해당 오페라의 곡들을 너무 사랑하여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트리스탄과 이졸데’ 앨범을 들었다고 합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

: 영국 기사 트리스탄과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극적인 죽음을 다룬 12세기 중엽 프랑스 문학이다. 트리스탄은 백부(伯父)인 마크 왕의 아내가 될 미녀를 찾아 아일랜드에 가서 용을 퇴치하고 공주 이졸데를 이송하던 중, 트리스탄 시녀의 실수로 '사랑의 묘약'을 마시게 되어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크 왕의 왕비가 된 이졸데는 이후에도 트리스탄과 금지된 사랑을 이어가고, 어느 날 이 일이 발각되어 끝내 둘은 헤어지게 된다. 트리스탄은 사랑하는 여인을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병에 걸려 죽고, 죽은 그를 마주한 이졸데마저 슬픔에 잠겨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 비극적 이야기로 유럽 연애문학의 전형이 되었다.

 

 

<성운(Nebula Ⅰ), 2020>

이반 나바로(1972~)

Hand painted mirror, LED light, wood, aluminum, glass paint,

glass, mirror, one-way mirror and electric energy, 122*122*15cm

: 이반 나바로는 <성운 I>에서 전 세계의 망원경으로 찍은 다양한 성운의 이미지를 수집하여 별이 태어나는 공간에 대한 환영을 선보입니다. 우주의 풍경은 우리를 시적인 여정으로 이끄는 상상의 세계임과 동시에 폭발로 이루어진 잠재적 폭력이자 불안한 세계임을 암시합니다. 환상적인 우주 풍경 속에는 우리 인간의 생존, 위협, 폭력에 관한 이야기와 역설적으로 드러나는 숭고함이 공존합니다. 매혹적인 빛의 세계는 지구의 주인으로 영원히 이 별에 머물 것만 같은 인류 중심주의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하틀리 애가 KVF6 / 하틀리 애가 KFV8, 1991>​

로버트 인디애나(1928~2018)

Serigraph in colors, 146*146cm

: 로버트 인디애나는 일상적이고도 자전적인 메시지를 담은 직관적인 작품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틀리 애가’ 연작은 미국 모더니스트 작가인 마스덴 하틀 리가 전쟁에서 전사한 자신의 연인인 ‘카를 폰 프라이부르크’를 애도하기 위해 그린 <독일인 장교의 초상>을 오마주한 작업입니다. 하틀리는 프라이부르크의 생김새를 그려내는 대신 이니셜, 나이, 소속 연대, 훈장, 바이에른 기 등 기호, 상징, 패턴, 색상 등을 사용하여 그가 누구인지를 암시함으로써 전통적인 초상화의 본질과 기능을 바꾸어냅니다. 인디애나는 하틀리와 자신이 같은 지역에 거주했으며 동성애자로 살아왔다는 점에서 강한 유대감을 느끼고 대규모 실크스크린 판화 연작을 통해 공통의 삶에 대한 연대를 담아냈습니다.

 

 

<다운타운, 2014>​

발레리오 아다미(1935~)

Acrylic on canvas, 198*147cm

: 발레리오 아다미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신구상주의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입니다. 신구상주의가 미디어와 정치 등 인간의 동시대적 상황을 드러내며 사회 개혁의 의지를 표현한 것과 같이, 작가 역시 1970년대부터 정치를 주요한 소재로 다룹니다. <다운 타운>은 배경의 ‘NY’라는 글자를 통해 알 수 있듯 도시 이미지를 팝적인 요소로 표현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 신체를 파편화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작가 특유의 미학을 통해 도시의 현실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르고나우타이(Argonauti), 2012>

발레리오 아다미(1935~)

Acrylic on canvas, 198*147cm

: 발레리오 아다미는 역사, 문학, 철학, 신화와 같은 주제를 현실과 통합하고 평면적인 색면에 검은 테두리를 그어 뚜렷하게 양식화된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선보입니다. <아르고나우타이>에는 그리스 전설 속 인물인 이아손이 등장합니다. ‘아르고나우타이’는 아르고 배의 선원들이라는 뜻으로 이아손과 함께 황금 양모를 구하기 위해 떠난 아르고 원정대를 뜻합니다. 작가는 파편화된 신화 속 인물과 일상적 사물을 한 화면 속에 배치함으로써 일상적 현실과 신화 사이의 숨겨진 관계를 드러냅니다.

 

 

<녹색 배경 위 꽃들, 1928>

막스 에른스트(1891~1976)

Oil on canvas, 65.1*81cm

: 막스 에른스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외상을 입었으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큰 영향을 받은 이후 질서와 이성보다는 비합리성과 무의식을 탐구합니다. 또한 회화, 콜라주, 판화, 조각 등 장르를 불문한 실험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이성의 분열과 사회적 격변의 충격을 드러냅니다. <녹색 배경 위 꽃들>에는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파편화된 구성이 잘 드러납니다.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이한 생물의 표본들은 꽃이라고 불리며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비스럽고도 불길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새, 1934>

막스 에른스트(1891~1976)

Oil on canvas, 65*80cm

: 막스 에른스트는 독일 출신의 미술가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입니다. ‘새’는 작가 자신이 깊은 연관성을 느끼는 동물로 <새>를 비롯한 그의 여러 작품에 자주 등장합니다. 작가는 자서전에서 어머니가 독수리 둥지에 낳은 알에서 자신이 태어났다는 환상을 밝힌 바 있으며, 자신이 키우던 새가 죽은 날 여동생이 태어나며 사람과 새를 구분하는 것에 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또한 새는 작가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동물이기도 한데,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새의 얼굴을 한 인간은 작가의 또 다른 자아인 ‘로플로프(Loplop)’라 칭합니다. 로플로프는 사람과 새과 결합된 사람도 새도 아닌 존재로, 작가는 자신의 분신이자 상징으로 작품 속에 그려냅니다.

 

 

<고통받는 여인, 1942>

앙드레 마송(1896~1987)

Bronze, 101*63.3*50cm

: 앙드레 마송은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 출신의 미술가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시 입은 부상으로 평생 트라우마와 우울증에 시달렸던 작가는 인간의 무의식을 작품의 중요한 주제로 삼고 이미지 또한 무의식을 통해 발현되길 희망하여 '자동기술법'을 창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미지가 작가의 의식적 행위의 결과물이 아닌 무의식을 통해 조형되길 바랐습니다. <고통받는 여인>의 추상적이고도 동적인 신체 표현방식 역시 자동기술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잠재적이고 무의식적인 사고가 시각화되어 표현되어 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는 인물, 1925>

앙드레 마송(1896~1987)

Oil on canvas, 61*38cm

: <방으로 들어가는 인물>은 앙드레 마송이 살바도르 달리나 르네 마그리트가 보여준 구체적이고 묘사적인 신고전주의 경향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영감의 원천을 다양화하고 두려움, 불안, 욕망, 악몽 등의 감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회화적 공간을 변형시키고 구체적인 형상을 지워냅니다. 즉흥적이고 방황하는 선들과 자유로운 색채들로 중첩되고 파편화된 장면들은 마치 무의식 속에서 구체화된 꿈의 기억 같은 신비로운 잔상을 남깁니다.

 

 

<블랙 앤 화이트, 1926(1980년 인화)>

만 레이(1890-1976)

Photograph, 20.5*26.5cm

: 만 레이는 미국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주로 활동한 다다(Dadaism)와 초현실주의 예술가입니다. 아방가르드한 인물 사진과 패션 사진, 레디메이드 등 일상적 오브제를 활용한 작업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블랙 앤 화이트>는 만 레이의 연인이자 20세기 초 파리의 많은 예술가들의 뮤즈였던 ‘키키 드 몽파르나스’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1962년 5월 파리 ‘보그’지에 처음 공개된 아프리카 전통마스크를 들고 있는 키키의 모습은 형태, 색, 구도의 대조를 통해 유럽과 식민지로서의 아프리카를 드러냅니다. 작가는 재현의 도구가 아닌 새로운 표현 매체로서의 사진을 선보임으로써 당대의 문화적 취향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동시에 현대와 원시를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말엽부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난 예술운동

 

 

<키키(누드), 1922(1984년 인화)>

만 레이(1890-1976)

Photograph, 38.7*28.8cm

: 만 레이는 <키키(누드)>의 주인공인 키키와 파리 몽파르나스의 카페에서 처음 만나 자신의 모델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알리스 프랭'이라는 본명을 가진 키키는 단순한 패션 사진을 넘어 예술가로서 모델의 영혼을 담아낸 사진을 창작하겠다는 그의 말에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해집니다. 이후로도 키키는 10여 년 동안 만 레이의 연인이자 뮤즈였으며 1920년대 그의 대부분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키키는 만 레이와 헤어진 이후에도 가수, 배우로 활동하며 화가로서 개인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의 독보적인 족적을 남겼습니다.

 

 

<선물, 1921(1921년 재제작)>

만 레이(1890~1976)

Flat iron with rivets, 17*10*10.5cm

: <선물>은 다리미로 제작한 레디메이드 작업으로, 양복점을 운영한 재단사 아버지를 둔 만 레이에게 다리미는 특별한 의미였습니다. 그는 개인전을 열어준 갤러리 주인이자 초현실주의 시인 '필리프 수포'를 위해 평범한 다리미에 구리 못 14개를 나란히 붙여 기괴하고도 특별한 선물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유용한 사물을 무용한 것으로 전환하여 사물의 원초적 특성을 뒤흔들고 '선물'같은 예술적 가치와 그 가치 자체에 관한 근원적 질문을 제기합니다. 평범한 사물들을 비범하게 조합해서 우스꽝스럽고도 섬뜩한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다와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의 공통적인 감성이기도 합니다.

 

 

< O 후작부인, 1998-2000>

프랭크 스텔라(1936~)

Mixed media on canvas, 305*1230.8cm

: 프랭크 스텔라는 미국 출생으로 20세기 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작업 초기에는 형태와 색채의 관계에 의한 조형을 배척하고 화면 윤곽 모양을 화면 내부에 되풀이하는 회화를 제작했습니다. 1980~90년대에 들어서는 이전의 양식과는 완전히 다른 유기적이고 기념비적인 다색의 입체 부조회화를 선보였습니다. < O 후작부인 >은 작가가 독일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가 출판한 동명의 소설을 읽고 관찰한 이성과 열정, 비극적 운명과 기쁨의 외침 사이의 대립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7개의 크고 작은 패널로 이루어진 작품은 생생한 색채의 바로크식 콜라주가 3차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O 후작부인' 이야기】

: 독일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가 1908년에 출판한 소설로, 1976년 '에릭 로메르'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18세기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당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 군인에게 겁탈당할 뻔한 'O 후작부인'이 다른 러시아 장교에 의해 가까스로 구출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임신하게 된다. 그녀는 결백했기에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버지를 찾으려 신문에 광고를 냈다. 후작부인을 구해준 러시아 장교는 이 소식을 듣고 부인에게 청혼했으나 그녀는 청혼을 거절한다. 진실을 좇은 결과 러시아 장교가 아이의 아버지임이 밝혀지고 증오심에 후작부인은 그의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결국 두 번째 청혼을 승낙하여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혼란 속에 기독교 윤리의 긍정적이고도 생산적인 규율이 얼마나 쉽게 편견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제, 피노키오, 2015>

짐 다인(1935~)

Charcoal and pastel on paper, 108*112.5cm

: 짐 다인은 앤디 워홀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팝아트와는 달리 개인적인 오브제를 사용하는데, 작가 스스로도 자전적인 경험이 작품의 원천임을 언급하며 팝아트와의 차별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작가는 주로 하트 심볼, 목욕가운, 공구, 피노키오, 나무 등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합니다. 이는 모두 그가 일상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감정을 이입한 오브제들입니다. <무제,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피노키오'는 역시 작가의 주된 작업 소재 중 하나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가 자신을 비추는 자화상 같은 존재입니다.

 

 

<무제, 공구, 2015>

짐 다인(1935~)

Charcoal and pastel on paper, 131.5*95cm

: 짐 다인은 마띠에르가 두터운 회화나 입체 외에도 종이에 차콜이나 파스텔 재료를 사용한 드로잉 작업들을 이어왔습니다. <무제, 공구>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드라이버, 망치, 스패너 등의 공구를 그린 드로잉 작업입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신시네티에 있는 할아버지의 철물점에 일하면서 수공구로부터 영감을 받게 되었는데, 도구는 손의 연장선이자 작업의 물리적 특성을 상징합니다.

 

 

<2명의 도둑과 1명의 거짓말쟁이, Version 2, 2016>​

짐 다인(1935~)

Burnt and painted wood, 198*240*182cm

: <2명의 도둑과 1명의 거짓말쟁이, 버전 2>는 피노키오가 학교 가는 길에 만난 못된 고양이 기디온과 사기꾼 여우 어니스트 존의 꾐에 넘어가는 동화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등장인물의 성격에 맞게 검은 탄화목으로 제작된 두 도둑의 형상과 이에 둘러싸인 밝은 색채의 피노키오의 형상이 대비를 이루면서 피노키오의 본격적인 역경과 모험의 시작을 짐작하게 합니다. 나무인형이 사람이 되기 위해 역경과 모험을 겪는 동화 속 주인공 피노키오는 우리 삶의 도전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적 대상이기도 합니다.

 

 

<유령선의 귀환, 1998>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

Inkjet pigment transfer on polylaminate, 247*154.3cm

: 일상적 물건들을 예술적 재료와 통합하여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문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콤바인 회화는 '그림은 삶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개념을 확립시켰습니다. 특히 그는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거부감으로 1953년 윌렘 드 쿠닝의 소묘화를 지워버리고 자신의 서명만 남기는 <드 쿠닝 지우기>를 선보이며 전통회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시도합니다. <유령선의 귀환>은 작가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회고전 당시에 찍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품 중앙의 두드러진 뱃머리는 그의 회고전을 열기 1년 전 완공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의 곡선을 반영합니다. 작가는 이미지를 사진, 콜라주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하여 도시와 미술관에게 바치는 찬사를 만들어냅니다.

 

 

 
<무제, 1960년경>

윌렘 드 쿠닝(1904~1997)

Oil on canvas, 61*48cm

: '윌렘 드 쿠닝'은 네덜란드 태생으로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였으며 '잭슨 폴록'과 더불어 추상표현주의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작가입니다. 1950년대 초반부터 강렬한 화법으로 여성을 기괴하게 묘사한 ‘여인’ 연작을 발표하며 당대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무제>는 대략 1960년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괴하게 표현된 붓놀림과 알 수 없는 형상을 담은 이 작품은 캔버스가 아닌 종이 위에 유채를 사용한 독특한 기법입니다. 오일 페인트에서 나오는 기름이 안료와 섞이지 않고 종이에 그대로 흡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빠른 붓 터치와 거칠고 자유롭게 구성한 화면 속에서 구상과 추상의 정의는 무엇인지 고민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올 아보델로 도즈 3 (All Abordello Doze 3), 1982>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

Transfer on high-fired Japanese art ceramic, 100*197cm

: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미국 출생의 '네오다다 운동' 핵심 예술가로 실험적 작업을 통해 예술의 전통적 경계를 넘나들며 화단에 도전 의식을 불어넣었습니다. <올 아보델로 도즈 3>는 1980~90년대 일본을 방문하며 제작한 ‘일본 리크리에이션 점토작업’연작의 일부입니다. 작가는 도자기 회사의 가마에서 구워지는 복제품들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아 실크스크린으로 생산된 구스타브 쿠르베의 <잠>(1866)의 이미지를 얇지만 견고한 세라믹 위에 구현합니다. 작품의 제목은 일종의 언어 유희로. ‘Abordello’는 사창가를 뜻하는 ‘brothel’에 접두사 ‘a’를 붙여 쿠르베 그림에 대한 에로틱한 친밀감을 표현함과 동시에 열린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졸음, 선잠을 의미하는 ‘doze’는 잠자는 두 여인에 대한 재현을 강조합니다.

네오다다(Neo-Dada), 신다다, 네오 다다이즘(Neo­Dadaism)은

초기 다다이즘 작품의 의도와 비슷한 방식을 지닌 청각, 시각, 문학적 표현 운동이다.

유의어로 반예술 운동이라고 한다.


<전시장 외 작품들 몇 가지>

 

<Hammering Man, 2002>

조나단 보로프스키(1942~)

Steel and aluminium, 22*10*0.49m

<작가 소개>

: 조나단 보로프스키는 미국 출생의 조각가로 세계 도시의 공공장소나 빌딩 앞에 초현실적인 대형작품을 설치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1979년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워커 Worker>라는 제목으로 해머링 맨 형태의 작품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곧바로 <해머링 맨>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각가로서의 명성을 얻으며 세계 11개의 도시에 <해머링 맨>을 설치하였습니다.

<작품 설명>

: 독일, 스위스, 미국 등에 이어 7번째로 설치된 흥국생명 빌딩의 <해머링 맨>은 22미터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2002년 설치 이후 광화문의 랜드마크이자 국내를 대표하는 공공미술품으로 손꼽힙니다. 35초에 한 번씩 망치질을 하며 광화문의 직장인을 대변하듯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동·하절기 시간대 조정 / 토, 일, 공휴일 쉼) 망치질을 통해 노동과 삶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LOVE, 1966-1998>

로버트 인디애나(1928-2018)

Polychrome aluminium, 91*91*46cm

<작가 소개>

: 로버트 인디애나는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입니다. EAT, HOPE, LOVE 등과 같은 간결하고 단순한 표어문자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는 공공조각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뉴욕, 도쿄, 타이페이 등 세계 유명 도시의 빌딩 앞에서 인디애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작품 설명>

: 이 작품은 인디애나를 대표하는 'LOVE'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원래 1965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의뢰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카드 디자인이었으나, 1966년 조각으로 재탄생한 이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세계 각지의 공공장소에 설치되었습니다. 간판, 표지, 상표 등 상업디자인에 영향을 받은 이 작품은 문자를 직접 제시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선명하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서로 대조를 이루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색채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Richard Rogers, 2010>

Xavier Veihan (1963~)

177*56*36cm, Aluminium

<작가소개>

자비에 베이앙은 프랑스의 현대미술을 이끄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인체, 동물 등의 형태를 단순화하여 기계적 생산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방식을 통해 그가 선택한 대상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에 다가가 이와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관람객과 소통하길 원합니다.

그의 인체작품은 주로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작품설명>

파리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리차드 로저스의 모습을 대상으로 한 이 작품은 얼굴과 신체의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 단순화하여 인체의 형태 속에서 개인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형태의 '단순화'에 가치를 두는 미니멀리즘 보다는 그 끝에서 마주치는 본직, 실존과 같은 정신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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