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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전시회

[소피텔 MUSEUM209] 빈센트 발: The Art of Shadow

by Exhibition_Tistory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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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시회를 다니며 기록을 남기고자

만들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로

그림자를 이용해서 굉장히 위트있는

작품들과 작가의 언어유희가 담긴 설명으로

즐거웠던 현재 진행 중인 전시회입니다.

( ~2023.6.25 까지)

 

전시회를 방문하기 전, 참고하셔도 좋고

못 가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시장 내 작품들은 모두 직접 찍었습니다.

 


 

전시명

빈센트 발(Vicent Bal)

: The Art of Shadow



 관람 기간 및 관람시간

2022. 11. 11 (금) - 2023.06. 25. (일)

화~일: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MUSEUM 209

(소피텔 호텔동 3층 )

 


 

West gate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서 문 한 번을 더 걸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3층으로 올라오면 <MIO>가 보이는데 직진해서 우측으로 꺾으면 됩니다!

우산꽂이는 있으나, &nbsp;물품 보관함은 없음.

 


 

 

 

🖼️

《SHADOWOLOGY

【빈센트 발(VINCENT BAL)】

빈센트 발은 1971년 벨기에 헨트 출생의 영화제작자이자, 쉐도우올로지스트이다.

어릴 적 그는 코믹북을 사랑했고, 어린이 극단에서 연기를 하며 자랐다. 영화와 TV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이 카메라 앞에 설 때보다 뒤에 있을 때를 더 즐긴다는 것을 깨닫는다.

브뤼셀의 세인트 루카스 필름 학교에서 처음 메가폰을 잡은 그는 몇 편의 단편 영화를 제작했다. 그의 첫 프로 데뷔작 '블러디 올리브(The Bloody Olive 1996)'는 전 세계 영화제에서 20여 개의 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의 장편 데뷔 영화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1999)'은 2000년 베를린 킨더 필름 페스티벌에서 국제 심사위원 상을 수상했고, 그의 두 번째 작품 '미노스(Minos, 2001)'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박스오피스의 성공을 거두며 1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애니메이션 시리즈 '키카와 밥(Kika and Bob, 2008)'은 유럽 전역의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그재그 키드(Zigzag Kid, 2012)'에서는 버그하트 클로브너(Burghart Klaussner)와 이사벨라 로셀리니(Isabella Rossellini)와 같은 놀라운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으며, '벨지안 랩소디(Brabançonne, 2014)'는 플레미쉬 지방 언어(Flemish)로 제작된 최초의 뮤지컬 영화였다.

2016년 빈센트는 그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활용품의 그림자를 이용해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작업에 쉐도우올로지(Shadowology)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의 작업은 곧 소셜미디어에서 전 세계 팔로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가 작업한 이미지들은 2017년과 2021년에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쉐도우올로지 기법을 활용해 2021년 개봉한 단편영화 '바다 그림자(Sea Shadow)'는 베를린 오스페데일 영화제(Cinema in Ospedale)에서 어린이 영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쉐도우올로지는 대만, 파리, 런던, 뉴욕의 단체전에서 전시되었으며, 이번 The Art of Shadow는 그의 첫 개인전이다.

 

 

 

 


 

 

🖼️

SECTION 1

: LIGHT AT THE MUSEUM》

Elephant ends with tea

엘리펀트(Elephant)는 T(ea)로 끝나지

: 이 작품은 나의 모든 작품의 시작이다. 나에게 이 찻잔이 없었다면 쉐도우올로지도 없었을 것이다.

2015년 베트남을 여행하던 중, 노점에서 구입한 찻잔인데 몇 개월 뒤 상에 앉아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중 어느 순간 갑자기 이 작고 귀여운 코끼리가 찻잔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는 코끼리에게 눈과 다리, 그리고 멋진 미소를 선물한 뒤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친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몇 개 더 그려볼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에는 100개가 목표였다. 하지만 벌써 6년이 넘도록 나는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찻잔 덕분에 나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I noticed that people all over the world laugh with the same silly things, so we are not so different actually.

People in the world are very much alike and they all like silly things with shadows.

온 세상 사람들은 시답지 않은 것에 웃고 즐거워합니다.

우리는 모두 별반 다르지 않죠. 우리 모두는 서로 닮아있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그림자 위에 그린 저의 낙서를 보고 즐거워 해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빈센트 발-

 

 

Winding down, 휴식

 

 

 

Spoonfed bread, 빵 한 숟가락

 

 

 

Typeslicer, 타입슬라이서

 

 

 

Music is the key to set yourself free, 음악은 자유를 위한 열쇠

 

 

 

Shoe Shower, 신발 샤워

 

 

 

Dinner music, 디너 뮤직

 

 

 

Sieve thief, 체 도둑

 

 

 

Extra tasty(E.T), 엑스트라 테이스티

(줄여서 ET로 표기하곤 한다.)

 

Still full of spice, 여전히 가득한 열정(양념)

: 쉐도우올로지의 멋진 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간의 햇빛과 종이 몇 장, 그리고 펜만 있다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어느 날 카페에 앉아서 댄스 교실에 간 딸들을 기다리던 나는 양념통에 숨어있던 이 멋진 커플을 발견했다.

(spice에는 양념이라는 의미 외에 '흥취를 돋우는 무언가'라는 뜻도 있다.)

Indoor racing, 실내 레이싱

 

In the TambouRing, (템버)링 위에서

 

 

 

Concerto for piano peeler, 피아노 필러 콘체르토

: 이 작품은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그 단순함이 마음에 든다. 사실 이 필러는 감자껍질을 벗겨내는(peeling) 용도가 아닌 호박을 자르기(slicing)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어감상 '피아노 슬라이서'보다 '피아노 필러'가 더 좋았기 때문에 원래 이름을 바꿔버린 것은 이 작품에 숨은 작은 비밀이다.

 

 

Steamer Dreamer, 스티머 드리머

 

 

 

I'm a banana, 나는 바나나야

: 계절 아이템을 활용한 작업은 언제나 즐겁다. 벨기에에는 가을에 이런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이 많이 나는데, 나도 즐겨 먹는 편이다. 어느 날 과일에 남아있는 기다란 줄기가 마치 피노키오의 코처럼 보였다.

거짓말을 할 때만 코가 자라기 때문에 누가 봐도 귤인 그는 자신이 바나나라고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피노키오인 것이다.

이 작업을 한 뒤에야, 유투브에 같은 제목의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나나 옷을 입은 남자가 등장하는데 조회 수가 9천만 뷰가 넘는다니!

 

 

 

Jim & Juice, 짐&주스

: 가을에 귤을 많이 먹는 나로서는 당연하게도 귤 그림자를 활용한 이미지들을 많이 만들어낸다. 유기물들의 그림자는 언제나 변덕스럽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그림자 속에서 갑자기 작은 입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귤껍질의 도움을 받아 나는 이 남자에게 멋진 조끼를 선물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들어내는 작품 제목들은 대부분 바보 같은 말장난이다. 이 제목 역시 진&주스라는 칵테일에서 따온 것이다. 물론 진을 귤 주스와 섞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Looking razer sharp, 날카로운 눈빛

 

 

 

I said 'cut it out!', 컷 잇 아웃!

 

 

 

1. SpongeBob Ross, 스폰지 밥 로스

2. Soul tomato, 소울 토마토

3. The Pink Painter, 핑크 페인터

4. Soul Sponge, 소울 스펀지

 

 

 

He Nose how to read between the wines.

그는 알'코' 있다.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인지

 

 

 

Car Charged Cuisine, 시가잭 레스토랑

 

 

 

The Masher, 매셔

 

 

 

Flower Footman, 꽃 하인

 

 

 

Slicing off a split second, 쏜살같이 물살 가르기

 

 

 

 


 

 

📽️

《SECTION 2 : SEA SHADOW》

빈센트 발이 감독한 그림자를 이용한 짧은 영화 작품

 

*영화의 처음과 끝 일부만 올렸습니다.

 

 

 


 

 

🖼️

《SECTION 3 : GLASS LIGHTS》

 

Searching for fingerprints, 지문을 찾아서

 

 

 

Escape from alcaglass, 알카글라스 탈출

: 집에서 그림자를 이용한 작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제 어느 곳에 볕이 잘 드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 이미지는 이른 저녁 부엌 바닥에 무릎을 대고 엎드린 자세로 그린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이런 자세로 작업을 하다 보니 무릎이 남아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주로 램프를 이용해서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

 

 

 

Love on shadow beach, 그림자 해변에서의 사랑

: 2016년, 나는 이탈리아 산골의 어느 멋집 집에서 여름을 보냈다. 이른 아침이면 프런트 테라스에 볕이 아주 잘 들어오는 곳이었고, 나는 그 빛을 이용하기 위해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업을 하다 보면 주변은 부엌에서 찾은 물건들, 유리잔과 커틀러리 등 온갖 잡동사니로 금세 어지럽혀졌다.

그 여름 만들어 낸 이 이미지는 내가 그림자를 모양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배경으로 활용한 첫 번째 작품이 되었다. 유리잔에 투과된 햇빛이 물이 빠진 간조 때의 벨기에 해변처럼 보였고 나는 그 위에 사랑에 빠진 한 쌍의 커플을 그려 넣었다.

 

 

 

Unemployed sailor & his dog, 해고당한 선원과 그의 개

 

 

 

Diversity, 다양성

 

 

 

 
 
 

 

 

The vases of the moon, 달의 화병

 

 

Tanqueray Blvd. 탱커레이 하이웨이

 

 

 

Bee Mine, 저 벌도 따줄게

* be 동사와 벌을 뜻하는 bee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

be mine은 '내게로 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Descending the stairs at the speed of light, 빛의 속도로 계단 내려가기

Light Source, 빛의 원천

 

 

 

Kissing in the shades, 그늘 아래서의 키스

 

 

 

Sandblasted Glass, 샌드블라스트 가공 유리

* 샌드블라스트: 유리의 가식 기법 중 하나. 모래 입자를 고속으로 충돌시켜 가공하는 방법. 사진 속 오브젝트는 샌드블라스트로 가공한 유리가 아니다.

 

 

 

Green Me Up, Scotty

그린 미 업, 스커티 (날 초록해 줘, 스커티)

* 스타 트렉: 디 오리지널 시리즈에 등장하는 대사 'Beam me up, Scotty'를 활용한 언어유희. 빔(beam)과 컵의 초록색(green)의 발음이 비슷한 점을 이용했다.

* 순간 이동 장치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핵심 설정 중 하나였는데 'Beam me up, Scotty'는 엔터프라이즈호 함장 제임스 T. 커크가 어웨이 미션에서 순간 이동 장치를 이용해 함선으로 귀환하기 위해 기관장 몽고메리 스콧에게 하는 명령이다. 당시 영어권 국가에서는 일종의 밈(meme)처럼 번졌던 대사이기도 하다.

 

 

 

Fireglass, 파이어 글라스

 

 

 

(Steamer Dreamer 같은 느낌의 인증샷 찍는 곳)

 

 

Glass tunnel, 글라스 터널

: 이 작품은 프랑스 브리앙송에 있는 한 극장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새로운 시즌을 위한 극장의 슬로건은 "모험을 위해 도전하라!"였다. 극장에서는 이 이미지를 대형 현수막에 인쇄해 건물 밖에 걸어두었다.

 

 

 

Window of opportunity, 기회의 창

: 쉐도우올로지는 한편으로 로르샤흐 테스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림자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이미 마음속에 들어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이미지는 내가 프랑스를 여행하던 중 작업한 것이다. 우리는 네덜란드 항공사 KLM에서 일하는 여성으로부터 집을 빌렸는데, 그 집 찬장이 KLM 유리잔과 커틀러리로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아마도 내가 이 유리잔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을 때 비행기에 탑승한 장면이 내 마음속에 이미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작업 당시 유리잔이 실제로는 렌즈처럼 작용해서 창문으로 보이는 둥근 모양은 실제 태양이 투사된 것이다.

 

 

 

The Shape of Water, 물의 형태

 

 

 

Syringe sprinters, 주사기 스프린터

 

 

 

They came from planet Merlot, 메를로 행성에서의 방문

 

 

 

Just when you thought your glass of water was safe again

당신의 유리잔이 다시 안전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

: 이 작품은 내 모든 작품들 중 가장 긴 제목을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영화 '죠스 2'의 슬로건 "Just when you thought it was safe to go back in the water"을 패러디 했다.

유리잔이 만들어 내는 미묘한 그림자를 관찰하는 것은 언제나 황홀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중고품 가게를 가면 마치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오래된 유리잔을 사 가지고 나온다. 문제는 집에 이것들을 모두 쌓아 놓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제는 오래된 유리잔을 다시 모아서 중고 상점에 되판 뒤 새로운 유리잔을 들고 오고 있다. 미친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어쩔 수 없다.

 

 

 

Plastic Pool, 플라스틱 수영장

 

 

 

 


 

 

🖼️

《SECTION 4: SHADOW SOCIETY》

 

Sea me, 나를 바다 줘

 

 

 

Paparazzi camera, 파파라치 카메라

 

 

 

Pin Twins, 쌍둥이 압정

 

 

 

Breathless, 숨 가쁜 사랑

 

 

 

Selfie reflection, 셀카

 

 

 

Paranoia Pills, 편집증을 위한 약

 

 

 

Duck for the Police, 경찰을 피해 살금살금

*오리를 뜻하는 Duck이 동사로 사용되면 '몸을 수그려 숨다'라는 표현이 된다.

 

 

 

 

 

Flower Power, 플라워 파워

: 나는 백팩에 항상 종이와 펜을 넣어서 다닌다. 길을 걷다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차 플랫폼에서, 해변에서, 심지어 고속도로 갓길에서도 이미지를 발견하면 작업을 했다. 이 작품은 보도블록 위에서 그린 그림인데 친구를 기다리던 중에 꽃을 따서 작업했다.

*1960-70년대 청년문화, 사랑, 평화, 비폭력 저항의 상징

 

 

 

Fall (in love), 가을 (사랑에 빠지다)

 

 

 

Hair Brush Butcher, 헤어 브러쉬 살인마

 

 

 

Falling from 35mm high, 35mm 아래로 추락

 

 

 

Yoda vs. Gouda, 요다 vs 고우다

 

 

 

Carrie Fisher, 캐리 피셔

: 이것은 캐리 피셔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만든 작품이다.

첫 번째 스타워즈 시리즈는 어릴 적 나에게 굉장한 인상을 남겼고, 레이아 공주는 아마도 내가 처음으로 짝사랑했던 영화 속 등장인물일 것이다. 스타워즈 가젯을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R2D2의 다리가 레이아 공주의 '더블 도넛' 헤어스타일이 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끔은 가장 단순한 스케치가 가장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

 

 

 

The American Scream, 아메리칸 스크림

: 나는 종종 뉴스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Black Lives Matter'라는 슬로건으로 운동이 시작되었을 때, 나도 무언가 하고 싶었다. 그 시작으로 이 맥도날드 컵이 적절한 오브제로 보였다. 이미지를 찾기 위해 컵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플라스틱 뚜껑을 조금 망가뜨리게 되었는데 부서진 틈새로 비친 빛이 놀랍게도 얼굴에 흐르는 눈물처럼 보였다.

 

 

 

 

Pear Pressure, 또래 압력(Peer Pressure)

*Peer Pressure의 peer와 배를 뜻하는 pear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했다.

 

 

 

 

Hygenie in a bottle, 병 속의 (하이)지니

: 쉐도우올로지를 시작한 뒤 몇 년이 흐르자 나는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을 사실상 거의 모두 사용하게 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마스크나 이 작품 속 작은 손 세정제와 같은 새로운 물건들을 산더미처럼 가져다주었다.

​*램프의 요정 지니와 위생을 뜻하는 영단어 'hygiene'를 결합한 언어유희

 

 

 

The Nose knows, 코는 기억한다

: 주변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나와 내 가족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했고 어느 시점이 되자 우리 집 구석에는 이런 플라스틱 키트가 가득해졌다. 이걸로 뭔가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미지에 대한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다. 공포스러운 검사 키트의 악명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Happy Hangover, 행복한 숙취

 

 

 

Yin Yang Pills, 음과 양의 알약

 

 

 

Nosey sunglasses, 코주부 선글라스

: 우리는 여러 가지 형태들 속에서 무심결에 얼굴을 찾아내고는 하는데 그 과정이 참 재미있다. 어느 곳에든 점 두 개만 찍혀 있다면 우리는 금세 두 개의 눈을 연상시키고는 한다. 이 작품의 경우 나는 내 선글라스의 모양이 그림자 속에서 만화 속 캐릭터의 코처럼 바뀌는 것을 발견했고 즉시 이 그림을 그렸다.

 

 

 

The thinker and the talker,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말하는 사람

Father is always watching, 아빠가 지켜본다

 

 

 

Connecting the dots, 점을 잇다

: 일본 여행 중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녀의 고향 마쓰모토에서 열린 전시회였는데, 나는 그녀에게 한순간에 매료되어 버렸다. 작품들뿐만 아니라 그녀가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과정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아그네스 바르다(Agnes Varda)라는 프랑스의 영화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쉐도우 아이콘'이라는 엽서 시리즈를 제작할 때, 그녀와 관련된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간 점을 자주 사용하는 그녀를 표현하기 위한 오브젝트로 빨간 물감이 묻은 붓을 선택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점들은 그녀를 마치 마술사처럼 보이게 한다. 사실 그녀처럼 훌륭한 예술가들은 마술사나 다름없다.

Sleepjaywalking, 몽유병 환자의 무단횡단

*몽유병을 뜻하는 'sleepwalking'과 무단횡단을 뜻하는 'jaywalking'을 결합해 작품에 어울리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Bigger, badder, boulder

비거, 배더, 볼더

: 작품 제작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작품은 초기 의뢰작 중 하나로 미국 잡지사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의 의뢰를 받아 제작되었다. 그들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의뢰를 했는데, 붉은색 돌의 그림자로 어벤저스의 씽(벤 그림)을 그려줄 것을 원했다. 흔쾌히 수락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어디에서도 붉은색 돌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도시의 거리와 공원들 그리고 인터넷까지 뒤졌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어느 날 친구들을 만나서 붉은색 돌을 발견할 수 없었던 나의 처지와 쉐도우올로지 의뢰작이 완전히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대해 토로했는데 그중 한 친구가 마침 집의 진입로에 붉은색 돌을 까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덕분에 이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Heavy Metal, 헤비 메탈

 

 

 

The pumpKing, 펌킹!

 

 

 

Summer leaves, autumn comes 여름은 떨어지고, 가을이 오다

Me, myself & I 나 그리고 나

 

 

 

A new year, a new leaf 새해, 새 잎

Homer Stinkson, 호머 스팅슨

: 이 이미지는 저녁이 되면 햇빛이 아름답게 비치는 프랑스 호텔의 한 객실 바닥에 앉아서 그린 것이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처음으로 1,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내가 만든 이미지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놀랍고 근사한 일이다.

 

 

 

 

Not so bright, 그다지 사리에 밝지 못한 사람

 

 

 

 


 

 

🖼️

《SECTION 5: SHADOW ZOO 》

 

Noodle poodle, 누들 푸들

The Hedgefog, 고슴도치

 

 

 

 

Superfly Butterfly, 슈퍼플라이 버터플라이

 

 

 

The owls are not what they seem, 부엉이의 본 모습

Howl at the moon you must, 달을 향해 울부짖어라

His masters voice, 견집사의 목소리

Stonedog, 돌머리 강아지

 

 

 

 

Dog day afternoon, 어느 무더운 날 오후

 

 

 

Birdie on shore leaf, 낙엽에게 착륙허가를 받은 아기 새

: 태양은 그림자로 작품을 만드는데 가장 적합한 빛을 제공한다. 밝은 햇빛은 상쾌하고 명료한 그림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태양은 움직이고 그에 따라 그림자도 변한다. 그래서 햇빛으로 작업을 할 때는 서둘러야 한다.

이 사랑스러운 노란 낙엽은 이탈리아의 어느 호텔 수영장의 바닥에서 발견한 것이다. 나는 이 이미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종이와 펜을 가지러 호텔 객실로 뛰어갔다 와야만 했다. 수영복을 입은 채로 말이다.

 

 

 

 

Leafosaurus, 이파리우르스

 

 

 

 

Hawaiian hot dog, 하와이의 섹시한 강아지

: 태양 에너지와 그림자 에너지가 맞붙자 나는 참을 수 없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이 작은 장난감과 그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이 작품은 끈질기게 지속되던 폭염 속 어느 날 작업한 것이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면 우리는 그림자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Alliscissor, 엘리가위터

: 그림자에 비친 사물의 모습, 즉 그림자로 변한 사물의 모습을 믿지 못하고 내가 속임수를 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 이미지 역시 의심을 받았던 일련의 작품들 중 하나다. SNS 사람들은 내가 이 악어의 이빨을 얻기 위해 포토샵을 사용했다고 확신했다. 나는 이 작품을 위해 톱니 같은 날이 달려있는 공작용 핑킹가위를 사용했다.

 

 

 

Hippo-Hop Hipster, 히포합 힙스터

 

 

 

Pearaphant, 배끼리

 

 

 

Smooth Mammoth, 매끈한 맘모스

 

 

 

Autumn shleaf, 가을 낙엽 양

 

 

 


 

 

🖼️

《SECTION 6: SHADOWSCAPE》

 

The Tree of Light, 빛의 나무

: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벨기에 전역이 봉쇄된 뒤, 나와 아내는 매일 아침마다 집 주변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앤트워프를 둘러싼 자연의 작은 지점들을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계절이 천천히 바뀌며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이 새삼 경이롭게 다가왔다. 나는 쉴드강을 따라 걸으며 꽃을 몇 송이 꺾어왔는데, 그 그림자가 마치 커다란 나무 아래 드리워진 근사한 그늘처럼 보였다.

 

 

 

Sliping into summer, 슬리핑 인투 썸머

 

 

 

Gone with the wind,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The long and wining road, 길고 비틀비틀한 길

*'구불구불한'을 뜻하는 'winding'에서 'd'를 제거해 wine과 연결시켰다.

 

 

 

Alpine Apple, 알파인애플

 

 

 

Dramatic Film, 드라마틱 필름

: 나는 아날로그 필름을 사랑한다.

내가 영화감독으로서 처음 영화를 찍을 때 우리는 16mm와 35mm 필름을 주로 사용했었다. 그리고 그 영상을 편집할 때 우리는 여전히 스텐백(steenbeck) 테이블을 이용해 필름들을 조각조각 잘라서 사용했다. 그런 나에게 있어 디지털 편집 기술은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의 첫 카메라는 물론 그 시절 사용하던 카메라들 역시 모두 아날로그 방식인데, 나의 서랍 속에는 아직도 오래된 필름이 몇 개 남아있다. 35mm 필름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은 마치 1940년대 흑백영화의 한 장면 같은 '오래된 분위기'를 발산한다. 이것이 내가 아날로그 필름을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이미지는 만들어 놓고 보니 최근에 본 제인스 스튜어트 주연의 영화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상상력이 작용하는 방식은 언제나 신비롭다.

 

 

 

 

Glass of Seawater, 바닷물 한 컵

: 2018년 꽤 큰 규모의 스페인 TV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이탈리아 출신의 가수 라우라 파우지니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프로그램 관계자가 나에게 그녀를 위한 특별한 이미지를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그녀는 여자와 보트가 등장하는 영상을 막 공개한 직후였다.

나는 바다의 느낌이 나는 유리잔을 찾기 위해 가게 몇 곳을 들렀고, 여러 종류의 유리잔을 구입해 실험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난 이 작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TV 프로그램 관계자에게 이미지를 보내주었는데, 그제서야 파우지니가 출연 일정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The Hand Canyon, 핸드 캐년

: 작업에 사용할 만한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것 또한 쉐도우올로지스트로서 나의 역할 중 하나이다. 파리의 어느 작고 독특한 중고품 가게에서 이 모형 손을 발견했을 때 나는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6년 동안 작업한 결과 우리 집은 온갖 이상한 물건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아무래도 박물관을 열어야 될지도 모르겠다.

 

 

 

 

Catch of the day, 그날의 수확

 

 

 

Snow cooker, 눈 내리는 찜통

 

 

 

Soju Sailers, 소주 돛단배

 

 

 

Korea fan, 한국 팬

 

 

 

 
 
 
 

(미디어아트 일부)

 

 

Spoonful of happiness, 행복 한 숟가락

 

 

 

Instant Temple, 인스턴트 템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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